슬리퍼_잇츠북

슬리퍼

글 : 조현미
그림 : 김주경
출판 : 잇츠북

옛날 할머니네 집에서 보던 흑백 드라마 같은 감성이 느껴지는 책이었어요~📚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뜻하지 않게 헤어지게 된 아이들의 이야기인데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주제더라고요...

그래서 '어른들의 잘못으로'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각자의 입장과 상황에 따른 결과로 이야기 나누니 좀 더 부드럽게 접근할 수 있었어요..
누구의 탓이 아닌, 그저 눈앞에 닥친 불행에 가족 모두가 힘들어했지만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진짜 가족이 되는 과정을 그린 부분이 슬프면서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죠~☺️

동화지만 우리 주변 어딘가에 분명 존재하는 아이들이고,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과 아이들 세계에서도 어느 위치에 있게 되는지 알고 있잖아요...
특히 이혼은 흠이 아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요즘 더 이혼이 흔해지고 아이 친구들 중에서도 조부모 혹은 한 부모 가정에서 지내는 아이들도 여럿 있다는 걸 알고 있거든요...

책 주인공 아이들은 부모의 이혼 후 따로 살게 됩니다.
아빠와 살게 된 형은 바쁜 아빠를 대신해 할머니와 고모와 지내고 있어요.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라왔지만 원치 않은 일에 너무 힘들어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정신을 놓고 잠드는 형,

그리고 엄마와 살게 되었지만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해 반항심으로 가득 찬 동생!

그런 동생이 할머니, 고모, 형과 함께 살면서 일어나는 일을 현실감있게 풀어낸 이야기예요...📚

물론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지만 형은 기절하듯 잠들 때마다 보이는 환상과 현실에 대해 피하지 않고 상황을 좋게 만들려는 노력으로 하나씩 하나씩 풀어내가는 마음이 너무 기특했어요~

그리고 끝내 마주한 불편한 진실 앞에서도 피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죠.

동생 또한 자기만의 방법으로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어요.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장면에 울컥할 뻔했지만, 전 개인적으로 친구와의 관계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더 감동이었어요.
정황상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와의 믿음과 이해를 바탕으로 대화로 해결하며 진짜 친구가 되어가는 모습도 정말 좋았답니다.

슬리퍼에 숨겨진 비밀과 왜 제목이 '슬리퍼'인지 알게 되니 많은 감정이 교차했고, 마지막 형과 동생의 모습에서는 슬로우 잡히며 엔딩 크레딧 자막이 올라가는 듯한 장면이 떠올랐어요 ㅎㅎ

결말까지 따뜻한 '슬리퍼' 어린이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