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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방울 슈퍼 이야기_걷는 사람

by lovely miso 2023. 7. 23.

방울 슈퍼 이야기
- 과자 하나에 울고 웃던 8090 추억 소환장

저자 : 황종권
출판 : 걷는사람


추억의 힘으로 살아간다는 어른들의 말을 조금은 이해할 거 같은 반팔십세!!

저에게도 방울 슈퍼 같은 존재가 있었어요.
몇 살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름은 유치원이었는데 실상은 태권도 학원이었던 곳!!
눈뜨면 출근하는 엄마 손 붙잡고 가서 점심 먹고 집에 돌아올 때까지도 태권도장 구석에 만들어진 놀이방에서 동생, 친구, 언니 오빠들과 놀거나 태권도를 하며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는 곳이었어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라 그곳에서의 기억이 특별했다기 보다
언니 오빠들 손에 이끌려 태권도 학원 나오면 그 바로 앞에 산에서 내려오는 물과 지금 생각하면 하수구 같은 곳이 모아지는 터널이 있었거든요!!
물론 터널 입구에서는 쇠창살로 막혀있었지만
그 사이를 들어가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었어요~
그 안에 들어가면 점점 빛이 사라지고 시큼시큼한 냄새가 났는데
전 그렇게 그 냄새가 좋았어요.... 이상하죠? ㅎㅎ

언니 오빠들이랑 동굴 벽에 기대앉아 그 냄새를 맡고 있으며 종알거리던 기억!
그냥 그게 뭐라고 그 기억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거 같아요.
한 번씩 그 기억이 떠올 때마다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면 시궁창 냄새를 어떻게 좋아할 수 있냐며 질색하는 친구들, 같이 공감해 주는 친구들과 엄마에게 장소를 물어 기억을 더듬어 놀러 간 적이 있었어요!
지형은 비슷했지만 달라진 건물들과 그 동굴은 이미 쓰임새를 달리하고 있었고.....
그 앞을 지키고 있던 태권도 학원도 없어졌더라고요!!
제법 큰 실망을 하고 돌아온 후, 자연스럽게 그곳의 위치, 함께 했던 기억들 모든 게 사라져갔지만 지금도 그 냄새는 내 어린 시절을 대변하는 거라 지워지지 않는 그런 기억, 추억.....
삶에 치여 앞만 보고 가느라 흐려진 추억을 다시 끔 꺼내주는 방울 슈퍼 이야기 덕에 나에게도 힘이 되는!! 그리움이 있는 그런 추억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아빠 친구들 오시면 일부러 옆에 앉아있다 받는 용돈!!
막걸리 심부름 가던 슈퍼 아주머니께서 착하다며 주셨던 하얗고 딱딱해서 오래 굴려 녹여먹는 돌사탕!!
지금이야 껌을 한 통씩 사고팔지만 낱개 껌을 파셨던 아주머니!
그거 하나를 쪼개고 쪼개 나눠먹던 기억!!
문방구 앞에 뽑기 기계에 옹기종기 모여 처음 본 친구들도 친한 친구가 되는 마법의 장소!!
아무 맛도 안 나는 식용 테이프 사서 혀에서 살살 녹여먹던 불량식품 주는 향수!
뽑기 기계 안에 그대로 들어있던 과자, 꾀돌이 ㅋㅋㅋ
한 알이라고 더 나오라고 온갖 기술을 쓰던
그런 사사로운 추억과 감정들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저를 만든 거 같아요...

전 제 아이들도 어렸을 때를 생각하면 제가 느끼는 추억을 이렇게 곱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에게 많은 기억을 쌓아주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거든요.

나중에 이맘때를 생각했을 때,
아빠 엄마와 나눈 한 대목의 대화가,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가,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쌓여 성인이 된 아이들이 소주잔 기울이며
살아가는 힘이 될 테니!!

너무 흔한 말이지만 흔해서 정직한 말이 있다. 엄마가 스승이라는 말. 나는 엄마의 인생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를 배운다. (p.272)
이렇게 누군가의 인생을 엿 본 덕에 나의 인생과 내 가족들의 인생에 대해서도 다시 끔 생각해 보게 되는 포근한 에세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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